물류·무역 이슈

테무는 물류업계의 혁신가인가? 생태계 파괴자인가?

20세기 물류형 2025. 4. 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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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조용히 미국에 상륙한 테무(Temu). 몇 개월 뒤, 미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 그리고 지금은 전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활동 중인 글로벌 이커머스 강자.

이 정도면, "도대체 이 기업 뭐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나 물류와 유통, 이커머스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오늘은 테무와 알리바바 같은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해외 진출이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이면에는 어떤 구조가 숨어 있는지 같이 한번 들여다보자.

 


1. 테무의 등장 = 시장의 활력? 교란?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해외 진출은 단순한 확장이 아니다. 기존 시장의 셀러, 플랫폼, 물류업체들에게는 굉장한 자극이 된다.

🔍 장점 먼저 살펴보자:

  • 고물가 시대,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
  • 셀러 입장에서도 더 많은 플랫폼에서 상품을 노출시킬 기회.
  • 광고와 마케팅에 과감하게 투자 → 광고 산업 활성화.
  • 저가 상품의 급증 → 물류 수요 증가 → 물류업계도 덩달아 수혜.

❗하지만 그림자도 있다:

  • 초저가, 마진 없는 가격 전략 → 기존 셀러 생존 위협.
  •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지원 → 자유시장 경제의 공정성 훼손.
  • 개인정보 수집·활용 방식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
  • 강제노동, 공급망 투명성 문제 등 인권 이슈.

특히 개인정보 이슈는 단순히 마케팅을 넘어서, 사용자 프로파일링 → 취향, 건강정보, 소비패턴까지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민감하게 다뤄지고 있어.


2. 테무의 운영 방식: 왜 이렇게 싸지?

테무는 단순히 "중국산이라 싸다"가 아니야. 구조 자체가 아마존과 완전히 달라.

🛒 아마존:

  • 미국 현지 물류창고(Fulfillment Center)에 미리 재고 보유.
  • 주문 후 바로 발송.

🚚 테무:

  • 미국에 물류창고 없음.
  • 소비자 주문 → 중국 공장에서 바로 생산 또는 출고.
  • 중간 마진 없이 곧장 고객에게 배송.

즉, 테무는 미국 내 재고 보관, 창고 유지비용 없이 운영 가능 → 운영비 절감 → 초저가 가격 가능. 그리고 이 모든 걸 PDD Holdings의 물량, 노하우, 마케팅 예산으로 뒷받침하고 있음.

여기서 한 가지 더:

테무에선 셀러가 아니라 '공급업체'라는 단어가 더 어울려.

왜냐하면 제품 가격을 테무가 정하기 때문이야. 공급업체는 그냥 납품가에 맞춰 물건을 공급할 뿐이지. 이 구조는 전통적인 마켓플레이스 개념과 다르지.


3. 지속 가능한 구조일까?

테무는 현재 판매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어.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주문당 평균 7달러 손실.

그런데도 왜 이 전략을 유지할까?

👉 목적은 수익이 아니라 시장 점유율 확보.

PDD Holdings는 이미 중국 내에서 비슷한 전략(Pinduoduo)을 써서 6년 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어. 테무도 그걸 글로벌 시장에서 재현하고 싶은 거지.

게다가, 판로가 막힌 중국 제조업체들에겐 테무가 생명줄 같은 존재. 이들은 테무의 초저가 전략을 유지하게 해주는 중요한 퍼즐 조각이야.

이런 전략은 Predatory Pricing (약탈적 가격 전략)이라 불리는데,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이익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어.


4. 기존 셀러들, 어떻게 해야 할까?

테무의 등장이 반가운 셀러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긴장하고 있을 거야. 특히 아래 유형의 셀러들은 재정비가 필요해.

1) 브랜드 없는 중국 저가 상품 판매 셀러

  • 케이블, 케이스, 소형 가전 등 → 이미 타격 시작.
  • 단순히 버틴다고 해결되지 않음. 제품 구성을 바꾸거나 브랜딩이 필요.

2) 중국 ODM 제품 판매 셀러

  • 브랜드는 있지만 중국 생산 기반이면 리스크 큼.
  • 생산지를 다변화하거나, 아예 제품 구성을 재정비해야 할 시기.

3) 저가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셀러

  • 유사 제품, 가품이 테무에서 팔릴 수 있음.
  • 브랜드 모니터링 강화 + 법적 대응 대비 필요.

✔️ 잠깐! ODM과 OEM이 뭐야?

이쯤에서 헷갈릴 수 있는 용어 하나, 정리하고 가자.

  •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A라는 브랜드가 있고, B라는 공장이 A 브랜드 상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구조. 예를 들어, '갤럭시폰은 삼성 브랜드지만 실제 부품은 여러 외주업체가 만든다'는 것도 OEM의 일종이야.
  • ODM(제조업자개발생산): B라는 공장이 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다 하고, A라는 브랜드가 그 제품에 자기 로고만 붙여서 파는 방식. 쉽게 말하면, B 공장이 기획하고 만든 가방을 A 브랜드가 자기 브랜드 로고 붙여서 파는 거야.

테무에서 활동하는 많은 공급업체들은 ODM 역할을 하고 있어. 테무가 원하는 가격과 사양에 맞춰 생산하고, 제품 판매는 테무가 책임지는 구조니까.


마무리하며: 테무는 거대한 실험이다

테무는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실험이야. 소비자, 셀러, 물류업계, 광고업계 모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진입 자체는 혁신이지만, 그 방식이 공정하지 않다면?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변수일 수도 있겠지.

결국 중요한 건 지속가능성이야.

저렴한 가격이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라면, 그건 진짜 혁신이 아닐지도 몰라.

우리는 소비자이기 이전에 하나의 시장 참여자야. 이커머스 시장이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이런 변수들을 함께 고민하고 지켜보는 게 필요해.


"싸다고 다 좋은 건 아니잖아? 싸면서도 공정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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